부여 부소산성에서‘乙巳年(645년 추정)’명문 토기 출토

by 사비사랑 posted Dec 16, 20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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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(소장 황인호)는 부여 부소산성(사적 제5호) 긴급발굴조사에서 백제~통일신라 시대 성벽, 와적기단(瓦積基壇) 건물지, 집수시설을 비롯하여 ‘을사년(乙巳年)’, ‘북사(北舍)’ 글씨가 새겨진 토기 등 중요유물을 확인하였다.
* 와적기단(瓦積基壇): 기와를 이용하여 건물 기단의 가장자리를 마무리한 것

부여 부소산성은 백제 사비도성의 배후산성과 왕궁성으로 추정되는 유적으로, 성의 둘레는 약 2,200m이다. 지난 1980년부터∼2002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연차 발굴조사를 진행하여 백제~조선 시대에 축조한 성벽, 백제 시대 수혈 건물지(땅을 파고 조성한 건물지)와 목책열, 조선시대 군창지 등을 확인한 바 있다.
* 목책(木柵) 시설: 구덩이를 파고 나무기둥을 줄지어 박아 서로 엮어서 만든 시설

이번 조사는 지난 7~8월, 부소산성 내에 너비 1m, 깊이 0.8m의 재난 방재 관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성벽, 건물지, 추정 집수시설 등 유구의 존재가 확인되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긴급발굴을 하면서 이루어졌다.

조사결과, 부소산성 내 평탄지가 존재하는 군창지 구간, 사자루 구간, 궁녀사 구간 등에서 백제 시대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었다. 군창지 구간에서는 백제 중요유적에서 주로 확인되는 와적기단을 갖추고 둥근 모양으로 잘 다듬은 초석(기둥을 받치는 돌)을 사용한 위계 높은 건물지가 발굴되었다. 사자루 구간에서는 백제~통일신라 시대 성벽, 굴립주 건물지, 사각(방형)의 초석을 사용한 건물지 등이 조사되었다. 궁녀사 구간에서는 집수시설이 확인되었다.
* 군창지: 군수물자 창고 유적지
* 사자루: 부소산성 서북쪽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는 누각
* 궁녀사: 부소산성 내 있는 사당으로 삼천궁녀를 기리는 곳으로 알려짐
* 굴립주 건물(掘立柱建物): 기둥 밑동을 땅속에 박아 세우는 건축 방식

특히, 궁녀사 구간 집수시설에서는 ‘乙巳年(을사년)’, ‘北舍(북사)’라는 글씨가 새겨진 토기, 중국제 자기, 칠기(漆器) 등 중요유물과 더불어 수백 점이 넘는 백제 사비기 토기가 함께 매몰되어 있었다. 출토된 백제 시대 토기는 완형에 가까운 기대(器臺), 보주형(寶珠形)뚜껑, 전달린토기의 비중이 높았다. 또한, 7세기 신라 병형토기도 출토되었다.
* 칠기(漆器): 나무 등을 재료로 하여 형태를 만든 다음 옻칠과 같은 검은 잿물을 입혀 만들 물건
* 기대(器臺): 바닥이 둥근 항아리와 같은 기물을 받치기 위해 제작된 그릇받침
* 전달린토기: 토기의 위쪽 가장자리가 조금 넓적하게 돌출되어 있는 토기

주요 출토 유물인 ‘乙巳年’ 명문 토기에는 ‘乙巳年三月十五日牟尸山菊作’(을사년삼월십오일모시산국작?)이라는 14자의 명문이 쓰여 있는데, 그 내용은 을사년 3월 15일 모시산 사람 국(菊)이 만들었다‘로 해석되어 토기의 제작연대(645년 추정), 제작지(예산, 덕산 추정), 제작자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.
같이 출토된 ‘北舍’명 토기는 백제 사비왕궁지구인 관북리 유적, 익산의 왕궁리 유적, 익산토성과 같이 왕실과 관련 있는 중요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다.

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유구들은 부여 부소산성 내 백제∼통일신라 시대 성벽의 축조방식과 부소산성 내부공간의 활용방식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. 이번 조사결과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오는 11일 오전 10시에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.
*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: http://www.youtube.com/user/chluvu
*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: https://www.youtube.com/channel/UCUwAZiWBC9eVDFEQv--kBFQ

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21년부터 부소산성에 대한 중·장기 학술조사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.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도출되는 성과는 온·오프라인을 활용한 현장설명회를 진행하여 국민과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. 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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